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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도대체 바카라 루쥬를 뿌리고 왜 지하철을 타시는 거예요! 내 마스크랑내 머리카락에냄새 다 묻었잖아요바카라 루쥬Baccarat Rouge를 못 견디는사람의 하소연 주의 /금요일 오후의 지하철에서정차역의 문이 열리고 걸어 들어오는 여자에게서 바카랏 루쥬로 추정되는 달고 진득한 향이 훅 풍겼다.문이 열리면서 유입된 공기와 에어컨 바람으로 더 훅 확산되었을 거였다.그녀는 나의 옆 사람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참을 거야, 코를 그렇게 찌를 정도는 아니야, 바로 옆보다는 나아, 했다.하지만 내 쪽으로 솔솔 넘어오는(넘쳐 밀려오는 파도 같았다. 동풍남풍처럼 바카랏풍이 부는 것 같았다.) 향은 코를 찌를 정도까지 아니라 해도 견디기 힘들었다. 한 정거장을 더 갔을 때 일어나 다른 칸으로 이동했다.다음날까지도 내 마스크에선 어제의 달디 단 (아마도 바카라 루쥬였을.. 더보기
다크앰버 앤 진저릴리 (한 달 적응기) 1월 초 구입한조 말론 다크 앰버 앤 진저 릴리 Jo Malone Dark Amber & Ginger Lily조말론의 이름들은 직관적이어서 좋다.첫 번째 날. 울렁울렁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시향지를 버렸다.두 번째 날. 착향을 해 보았다. 첫날과 좀 달랐다.세 번째 날. 팔 안 쪽에 다크 앰버 앤 진저 릴리를 묻히고 백화점을 한 바퀴 돌았다. 팔에 코를 갖다 댈 때마다 첫날의 울렁거림은 없었다. 차분한 결을 가진 부드러운 향으로 느껴졌다. 100%의 확신은 없었다. 내가 지금 이걸 좋다고 느끼는지 아닌지 알쏭달쏭함이 있었다.여자 화장품 냄새(를 싫어한다) 같은 무엇이 아예 없지는 않은데 어, 매력 있다, 나쁘지 않다, 첫인상 때는 왜 그렇게까지 불편했지?라고 느꼈다. 낮은 채도로 짙게 깔린 무드가 있었.. 더보기
두 번째 조 말론과 향수 이야기2 모르는 사람이 조 말론이라는 브랜드에 혹평을 쏟아냈다. 그 돈으로 조 말론을 왜 사냐는 식이었다. 나는 조 말론의 빅 팬은 아니지만... 네가 싫으면 싫은 거지 왜 내 돈한테 뭐라고 하는 거냐 싶고, 왜 저렇게 화가 나 있는지 모르겠고, 무엇보다 나는 맞고 너는 틀려라는 호전적인 어조가 질색이다. 왜 화가 많이 났지? 본인만의 확고한 신념을 절대 기준으로 온 세상에게 화를 낼 사람이네, 연비 나쁜 차를 비싼 돈으로 샀다고 뭐라고 할 사람이네, 싶었다. 사람이 열 명이면 열 가지 생각과 열 가지 다른 기준과 열 가지 가치관이 존재하는 것. 나에게 쓸모없고 무가치한 것이 다른 이에게는 우선순위가 될 수 있는 것이고, 물건값으로 지불하는 비용의 가치도 마찬가지다. 아무튼 저 사람은 화 안 내고 말하는 법을 좀.. 더보기
향수 이야기 향료 들어간 화장품을 자유롭게 못 쓰는 사람은 향수를 사 모을 정도로 즐기지는 못한다. 다만 때때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해서,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좋다. 그리고 꽤 재미도 있다. 브랜드별 특징적인 점들이 재밌고, 사람들 취향과 경험으로 같은 향에 호불호를 느끼는 포인트가 다 다르다는 사실이 재밌다. 브랜드 로고가 가진 아이덴티티와 패키징도 흥미롭게 본다. 바이레도 바이레도에 이끌림이 한 번도 없었다. 보틀이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는데 분사할 때 손안에 들어오는 그립감은 좋다. 뚜껑을 열고 닫을 때 찰카닥 달라붙는 감각이 재밌다. 보틀 라벨 서체의 간결함은 맘에 드는데 로고 디자인은 왜 저럴까 싶다. 학생 때 서체 만드는 수업했던 생각난다. 또는 어릴 때 갖고 놀던 조각 맞추기 같다. 이끌.. 더보기
딥티크와 롬브르단로 향수에 관심이 없지 않으나 또 많은 경험과 지식은 없는 사람이 DIPTYQUE L'OMBRE DANS L'EAU를 샀다. 딥티크에도 플로럴 쪽으로도 딱히 호감 없는 내가 롬브르단로의 향이 궁금해진 것은 지인이 이거 '시원한 장미향'이라고 가르쳐 주어서였다. 플로럴 향수인데 시원하다고? 원료 Rose, Blackcurrant buds, Petitgrain 히든 노트 Blackcurrant Leaves 베이스 노트 Ambergris, Musk 향수에서 꽃시장 냄새가 나다니 매장에서 받은 시향지에서는 놀랍게도 생화 한가득에 가까운 향이 났다. 물 위의 백조가 동화책 아름다운 삽화처럼 그려져 있지만 첫 향을 맡은 순간 내 머릿속에는 이거 무슨 향이더라 생각할 틈 없이 순식간에, 익숙한 고속터미널 3층 꽃 도매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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