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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파스트라미 샌드위치 : 렌위치 LENW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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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여(현여라고 부르는 쪽이 편하지만 공식적으로 더 현대)에 갈 때 자주 방문하는 샌드위치 집. 정확히는 ifc mall L2층에 있다. 나는 샌드위치를 먹고 싶고, 현여에는 샌드위치 전문 브랜드가 없고, ifc mall 안에서 다행히도 거리상 현여와 가까운 지점에 있기 때문에 자꾸 렌위치를 가게 되었다. 현여 지하 2층 컨버스와 아르켓 사이 통로로 나가면 쉽다.

 

 

렌위치-LENWICH-파스트라미-샌드위치
렌위치 샌드위치의 치즈

 

 

렌위치 LENWICH 여의도

올해 봄에 처음 먹었다. 처음도 좋았지만 요즘 더 맛있어졌다. 잘못된 기억 또는 기분 탓이 아니라면, 짭짤했던 염도가 조금 낮아졌다. 선택할 수 있는 빵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지미추리'를 한 번 도전했다가 혀가 얼얼해지는 짠맛에 놀란 이후로 고민 없이 렌위치에서는 '렌위치'만 주문해 먹고 있다. 터키 햄을 좋아해서 '엠마스'가 궁금한데, '엠마스'도 '지미추리'처럼 무시무시하게 짜면 어떡하나 하는 무서움이 있어서 아직 맛을 못 봤다.

 

렌위치-LENWICH-여의도-IFCmall
렌위치 LENWICH 여의도 IFC Mall

 


밖에서 파는 음식 먹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곳을 많이 보는데

더 맛있어지다니 너무 좋다.

처음의 퀄리티를 잃는 것보다는, 오픈 후 자릴 잡아가는 기간 동안 좀 뚝딱거리고 불안정하더라도 점차로 좋아지는 쪽이 낫다. 빵 종류가 다양해진 이후로는 주로 다크 치아바타를 선택. 별도 요청이 없으면 기본 한 번 커팅되어 한 메뉴가 두 조각으로 나오는데 파스트라미 햄이 충분히 들어 있고 적당한 밀도의 빵도 얄팍하지 않아서, 음료를 곁들인다면 한 개로 둘이 먹기도 괜찮다. 라떼와 함께 반쪽 먹으면 든든하게 배부르다. 어떤 햄버거나 어떤 샌드위치를 사 보면, 빵 안의 내용물을 질퍽거리게 젖게 하는 지나치게 많은 소스의 양이 불만일 때가 많다. 소스 먹으려고 먹나 싶을 정도인데, 렌위치의 '렌위치'는 내 기준으로 양배추와 치즈와 소스의 양이 모두 적당해서, 파스트라미와도 빵과의 밸런스도 좋다고 느낀다. 단맛, 짠맛, 신맛, 담백 고소한 맛 중 어느 것도 혼자 튀지 않는 조화가 되게 좋다. 느끼하고 무거운 맛에 취약한 내게도 느끼함이 없다. 다 먹은 후 속이 더부룩하지도 않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편차가 없을 수 없어서 어느 날은 짜고 어느 날은 싱겁다든지 또는 햄이 많거나 적을 수도 있을 텐데, 여의도 렌위치에서 그동안 먹은 '렌위치'는 기복이 거의 없는 맛을 유지했다.

 

 

샌드위치와 도넛

렌위치를 방문한 어느 주말 오전이었다. 렌위치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 있는 노티드 도넛 매장 앞에 많은 인파가 줄을 서 있었다. 좀 달콤한 빵을 먹어 볼까 해서 들여다보았는데 쇼케이스 안에 있는 어떤 도넛도 나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노티드 도넛의 인기를 보면서 궁금했다. 엄청 맛있나?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썼나? 음식이든 옷이든 그게 뭐든 간에 대단한 인기가 품질과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더라. 영리한 마케팅의 힘이 큰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노티드가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한국에서 샌드위치는 대중의 인기를 얻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나마 오래 유지되는 곳이 써브웨이 정도인 것 같다. 

 

렌위치-LENWICH-파스트라미-샌드위치
렌위치 샌드위치 단면
렌위치-LENWICH-여의도-IFCmall
스탬프 카드

 

스탬프 카드 다 채웠다

도장 다섯 개 채워서 무료 아메리카노도 한 잔 받았고, 열 개 꽉 채워서 샌드위치도 먹었다. ifc mall 렌위치 안 없어지면 좋겠다. 한국에서 파스트라미 샌드위치 먹을 수 있는 곳 많지 않다.
소금집을 몇 년 전 일부러 찾아간 적 있는데 내가 이날 먹은 파스트라미 샌드위치는 머스터드 칠갑, 머스터드 소스가 모든 맛을 다 덮고 있었다. 루벤 샌드위치는 버터에 구운 식감이 아니라 기름에 넣어 튀겼나 생각이 들 정도로 흰 빵이 기름지고 눅눅했다. 잠봉뵈르도 다른 곳보다 뛰어나다고 못 느꼈다. 햄버거, 샌드위치가 맛있기 위해서 빵도 맛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실망이 좀 있었다. 유명한 이유가 있겠지만 유명세가 납득이 안 되어 나는 한 번 가고 안 갔다. 햄, 소시지가 다양하지 않은 한국에 유행처럼 알려져서 그렇지 그냥 맛있는 바게트에 맛있는 버터 또는 맛있는 씨겨자 넣고 고기 듬뿍 넣은 거다. 물론 그 모든 재료가 다 맛있어야 하고 어울려야 하지만 저기서 햄이 결정적이라는 생각 안 드는 이유가, 잘 구운 고소한 빵에 맛있는 오일과 맛있는 씨겨자 바르면 그 위에 달걀 하나만 올려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반숙 달걀 프라이가 귀찮을 땐 스크램블 에그를 올려 먹는다. 또 무화과도 얹어 먹었다. 

 

그리고 렌위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다섯 개 찍은 스탬프로 커피를 마시려고 한 날, 원두를 선택할 수 있다길래 신 맛이 있는 원두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커피 맛이 생각보다 좋았다. 에스프레소 전문점에서 좋은 원두와 비싼 머신을 가지고도 엉망진창으로 내려 주는 바리스타가 너무 많은 것과 비교하면, 렌위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맛은 꽤 준수했다.

 

 

전날 먹고 남은 족발, 치킨,
다음날 살만 발라서 빵 사이에 넣어 먹어 보세요

바게트 아니라 식빵이어도 괜찮아요. 간편하고 맛있습니다. 뭐 꼭 염장 햄, 훈연 햄, 프랑스 버터, 갖추지 않아도요. 먹고 남은 재료가 있는데 어제와 다르게 먹고 싶은 그럴 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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