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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크레용 쑤르실 20 / 아이브로우 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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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크레용 쑤르실
20 블론드 쌍드레

CHANEL CRAYON SOURCILS 20 BLONDE CENDRÉ

 

40,000원 / 1g
처음 구입했을 때 3만 원 대 가격이었고, 새로 살 때마다 올라서 2023년에는 4만 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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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크레용 쑤르실ㅣ20 블론드 쌍드레

 

 

 


네 번째 재구매하고 있는 아이브로우 펜슬이고
몇 개 없는 화장품 중 유일한 색조 화장품

 

까맣고 긴 상자 안의 구성품은 간단하다.
한쪽에 연필심, 반대쪽에 스크루 브러시. 그리고 샤프너.


첫 번째 샤넬 크레용 쑤르실을 샀던 날 (지금은 한국에서 철수하고 없는) 슈에무라를 포함 4곳 매장을 방문했다.
이때 슈에무라에 '하드포뮬라'라고 하는 소문이 자자한 제품이 있었다. 단단한 연필심 끝이 납작하고 샤프하게 다듬어져 있는 제품이었다. 내 기억으로 10가지? 정도 되어 보이는 다양한 색이 있었는데 그 여러 개 중에서도 내 눈썹에 맞는 발색이 없었다.
화장품알못은 나중에야 안 사실인데 펜슬 컬러 선택지가 10가지 정도나 되는 곳은 슈에무라가 유일했다.

내가 방문한 모든 매장 스탭들은 마치 '나는 메이크업 프로페셔널리스트야'를 어필하는 것이 목적인 것처럼 나를 응대했다.
또는 눈썹 펜슬이 필요한 사람에게 파운데이션까지 영업하려던 것일 수도 있었다.
왜냐면 아이브로우 펜슬만 테스트하기 위해 온 손님에게 파운데이션과 아이섀도부터 발라 주려고 해서 나는 좀 기겁했다. 물건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직업의 사람에게 당연할 수 있고, 그들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인데, 피부가 얇아서 제품을 쉽게 못 바르는 내 입장에서는 곤란했다.

 

 

 

 

어떤 매장의 어떤 분은 나의 얼굴 그리고 나의 착장과 하나도 안 맞는 마치 문신한 것 같은 눈썹을 그려 주었다. 
런웨이를 걷거나 화보를 찍어야 할 것 같은 눈썹이었다. 내 눈코입은 어디 한 군데도 그렇지 못한데 눈썹만 빡! 화려하고 멋있었다.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와 상관없이 베풀어지는 친절이란 때로는 도움이 되기도 했고 때로는 쓸모없었다. 이것도 평소 화장을 안 하는 생각일 뿐이고, 매장의 친절한 서비스가 맘에 쏙 들어서 기분이 좋아진 누군가는 아이브로우 펜슬을 사러 갔다가 파운데이션과 아이섀도와 마스카라와 매니큐어와 핸드크림과 향수까지 샀을 수도 있다.

+
이런 결말도 이해는 되는 게 ㅎㅎ 손님에게 성의와 친절을 보이는 직원이 의외로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손님을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을 모르는 직원이 많다. 인사 및 교육 담당자의 잘못인지 직원 개인의 기질인지 알 턱 없으나, 무슨 생각을 하면 저렇게 응대할 수 있는 건지 사실 그 속마음이 순수하게 궁금할 때가 있다.
손님은 왕이 아니라서? 왕도 아닌데 살살거리기 구차해서? 월급만 받으면 돼서? 또 다른 비밀스러운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애초에 '갑'과 '을'로 정의되는 관계도 아니거니와.... 물건 한 개 두 개 팔기 위해 살살거려야 하는 직업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고 소구하는 능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다. 그래서 친절과 전문성, 두 개가 다 필요하다. 브랜드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면, 잠재구매고객이 많아지면, 고객이 또 다른 고객을 소개(영업을 직원만 하는 것이 아니다)하면, 판매는 당연하게 따라올 결과가 된다. 본질이 뭔지 모른다면 순서를 알 수 있을 리 없다.



그러다가 마지막 들어간 매장이 샤넬이었다. 이날 이 매장에서 나를 응대한 스탭이 공교롭게도? '나 맞춤형'이었다!
깎아서 쓰는 연필 타입을 원하고, 워터프루프가 아니면 좋겠다, 고 말했을 때 추천해 준 펜슬이 '크레용 쑤르실' 이거였다.
그분이 나의 왼쪽 눈썹을 내 눈썹의 결 따라 자연스럽게 그려 주었고, 오른쪽 눈썹은 내가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
두쪽 다가 아니라 한쪽 눈썹만 그려주는 게 무슨 배려? 그런 걸 배려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데,🤣 나는 이 분이 일 대충 하는 무례한 직원이 아니라 손님에 따라 적절하게 응대할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내게 그렇게 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원했던 방법(내 손으로 직접 테스트)이었고, 그분이 먼저 제안했다.
전문가가 잘 그려놓은 왼쪽을 보고 따라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연필을 쥔 내 손가락조차 어색했다. 내가 초보초보왕초보화장품무지랭이 티를 내니까 그분은 "어렵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양쪽 눈썹을 색칠하고 백화점을 한 바퀴 돌면서 내 피부색, 내 눈썹색과 맞는지 확인했다. 신기하게도 제품만 보았을 때 밝은 브라운으로 보이는 색이, 내 눈썹에 올리니까 자연흑발과 잘 맞았다.

+
아이브로우 펜슬을 고르기 위해 고작 4~5개 브랜드를 방문하면서,
세상에 같은 립스틱 컬러는 없다는 말을 이때 이해했다.

 

 

아이브로우-샤넬-크레용쑤르실-CHANEL-CRAYON-SOURCILS
몽몽몽당연필이 될 때까지 쓰고 보내준 1번. 가방에 넣어다니는 2번. 집에서 쓰는 3번. 그리고 NEW 4번.

 

 


그렇게 해서 네 개째 구입해 만족스럽게 사용 중인 샤넬 크레용 쑤르실은

 

가루가 점으로 뭉치지 않는다.
얇아서 예민한 피부에 가렵거나 비립종이 올라오는 부작용이 없다.
파운데이션과 파우더로 베이스를 만들어 주지 않아도, 가벼운 로션 한 겹 바르고도, 잘 그려진다.
일반적인 워터 클렌저와 세타필 젠틀 스킨 클렌저만으로도 쉽게 지워진다. 전용 리무버가 필요하지 않다.
심이 무른 편인 거 치고 지속력이 괜찮다. 워터프루프가 아니지만 일상적인 외출에서 쉽게 지워져 없어지지 않는다. 얼굴을 어디 파묻고 부비지 않는 이상. (워터프루프 제품으로는 '스틸로 쑤르실'이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심이 꽤 부드럽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다. 마모가 빨라서 아무래도 단단한 펜슬에 비해서는 사용기간이 짧다.
또 나는 흐릿한 숱을 슥슥 채우는 정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는데, 눈썹을 세밀하고 선명하게 그리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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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전 NEW 4번

 

 

이번 기회에 다른 브랜드 제품을 써 볼까란 생각이 없지 않았는데
일단 깎아서 쓸 수 있는 연필 타입이 흔하게 있지는 않았다. 스크루 타입의 펜슬 또는 팔레트 타입이 더 많이 보였고, 워터프루프가 또 더 많은 듯했다. 그리고 나는 에너제틱한 체력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발품을 팔고 테스트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체력이 아까웠으므로 이번에도 같은 것을 사게 되었다는 이야기.
좀 덜 무른 제품을 찾아보고 싶기는 한데, 왜냐면 엄마가 사용하는 지방시 펜슬(단단하고 힘있게 그려지는 느낌)과 비교하면 샤넬 펜슬의 구입 주기가 많이 많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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