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2024
생일(생월)이라고 다르지 않다
Nov 3
/ 수준
언쟁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덧붙이지는 않았다.
중간이라도 하려면 때때로 가만히 있어야 한다. 나처럼.
중간이 쉬워 보이지? 천만에.
/ 반짝반짝
이게 찍히겠어? 했는데 찍혔다. 찍히다니. 무보정. 손각대.
천체 중 티끌. 나는 티티티티티티티티티티티티티티끌.
Nov 6
작업하느라 오전 3시 넘어 잤고 오전 8시에 일어났다. 8시라고는 하지만 6-7시 사이 소란이 있어서 깨는 바람에 누워만 있었다. 머리가 아프고 멍해서 신문을 못 봤다. 오늘 저녁에도 원탕 마셔야 할 것 같다.
바게트를 못 사서 치아바타에 명란 발라서 치즈와 와인과 먹었다. 맛있었다.
다음 주에 뮤지엄 산 갈 것 같다.
Nov 7
인 : 커피 안 마시고 많이 걸었다.
과 : 밤 11시부터 잠이 쏟아졌다.
Nov 8
저녁 식사 후 두 시간여 지났을 때 두드러기가 시작됐다. 팔다리에 슬쩍슬쩍 올라오는 정도가 매우 경미해서 약을 먹지 말까 싶었지만 혹시나 해서 씨즈날 정을 한 알을 쪼개 반 알 복용했다. 씨즈날 정은 다음 날까지도 졸음이 쏟아지곤 해서 웬만해선 안 먹으려고 하는 약인데. 게다가 상자에 적힌 사용기한이 24년 4월이었다. 마땅한 대안도 없고 약국에 갈 수 있는 시간도 아니어서 그거라도 먹었다. 아마 저녁으로 먹은 소금구이 새우 때문인 것 같다. 열 마리쯤 먹었나.
Nov 10
제이닷트리에 반짝이는 클래식한 트리와 그리고 피너츠 콜라보의 굿즈들이 있었다. 귀엽지만 눈으로만 봐 주세요, 라고 해서 눈으로만 봤다. 만져보고 싶어, 갖고 싶어, 귀여워, 그런데 왜 루시는 안 탔어? 눈 쌓인 일러스트가 예쁜, 루시 엽서와 우드스탁 엽서 한 개씩 샀다. 제이닷트리 팝업이 더현대 서커스 빌리지보다 훨씬 예쁜데?
(뭐랄까 현백의 크리스마스는 매년 조금씩 산으로 가는 것 같달까. 무역점 1층 실내가 더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득하다. 벨벳 커튼과 바닥 랩핑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Nov 11
엄마메이드 쫄깃탱글 오겹살 수육을 반찬으로 점심 도시락 먹었다. 새우미역국, 낙지젓갈, 명란, 무말랭이, 양파, 쌈장, 상추가 곁들여졌다. 완벽하게 맛있었다. 이것이 행복.
내일 하남 벙커컴퍼니 라떼와 쥬시롱블랙 사서, 뮤지엄 산 갔다가, 강릉 또는 속초 또는 평창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홍천(부모님 심부름) 갔다가, 양평신내서울해장국을 먹고 서울로 오는 일정으로 결정을 하고, 1박을 위한 간식들을 차에 미리 실은 후, 강릉속초평창을 빼고 당일로 나머지를 하는 것으로 바꿨다. 다행히 숙소 예약을 하기 전이었다.
Nov 12
/ 내비게이션을 맹신해선 안 된다
'실시간 추천' 옵션을 다시는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홍천으로 이동하기 전 늦은 점심을 배부르게 먹는 바람에 해장국 저녁을 패스했다.
/ 기승전 경주
뮤지엄 산에서는 '돌의 정원'을 빼고는 그냥 그랬다. 전시의 내용 자체가 크게 흥미롭지 않았고(기본권으로 입장했다),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도 압도적으로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빛의 공간' 안에 들어섰을 때도 별 생각이 안 들었던 건 아마 학생 때 '빛의 교회' 자료를 수도 없이 보고 들어서였을 수 있다. (안도타다오, 르꼬르비줴, 미스반데로에, 프랭크로이드라이트…는 입학 후 첫 수업부터 졸업까지 학교생활 내내 언급되었던 것 같다.) 아니면 내가 안도 타다오 디자인을 재미없어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조금 숨 막히고 답답해서 빨리 출구로 나가고 싶었다. 건축 재료로써 돌과 회색을 (스테인리스도) 매우 좋아하지만, 안도 타다도 디자인은 내 취향은 아닌 걸로.
조경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점이 없었다. 내려오는 길에 본 월송리CC 조경이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조지 윈스턴 곡이 반복되고 있어서 조금 지루했다.
쓰다 보니 부정적인 후기를 너무 나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신나고 즐거운 시간 보냈다. 내년에 경주 꼭 가야지.
홍천으로 이동하기 전 늦은 점심을 배부르게 먹는 바람에 해장국 저녁을 패스했다.
/ 🤔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과제해야 하고, 피티해야 하고, 학점 이수해야 하니까, 강의 따라가느라 바빴고, 연구나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으니까, 학생 땐 학습하고 흡수하기 바빴다. (그렇다고 내가 학교생활에 그렇게 충실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건축가들도 패션 디자이너들처럼 그들만의 오뜨꾸띄르 같은 작품을 구현하고 싶었나? 그러니까 건물의 목적과 사용자의 편의를 우선순위로 하지는 않는. 일상복으로는 무리가 있는 패션쇼 런웨이에 올라오는 의상 같은. 이 정도면 안도 타다오는 노출 콘크리트와 구멍 뚫기에 대한 강박이 있는 거 아닌가. 보고 싶은 게 있으면 밖에 나가서 보면 될 텐데, 그게 물이든, 빛이든, 그림자든. 낙엽들이 수면에 동동 떠다니고 있으니까 종아리 정도 잠기는 '물의 정원' 안에 들어가 뜰채로 건져내고 있는 작업자들이 있었다.
모 건축물에는 이런이런 특징이 있다, 모 건축가의 미학적 관점은 그러그러했다, 이게 아니라 한목소리로 작품을 추앙하는 듯 하는 거는 나는… 이해가 안 된다. 내가 안도 타다오를 배울 때와 비교하면 20여 년 사이 한국에도 멋진 건물이 많이 생기기도 했고. 오래전 한때 노출콘크리트도 유행처럼 지나갔던 것 같은데?
모르겠고. 경주 가고 싶다.
Nov 13
매일경제 사설. 네, 저도 이렇게 생각합니다.
Nov 14
현여(더현대 서울이 맞지만 현여라고 부르게 된다) 갔다가 '유코 히구치 특별전 : 비밀의 숲' 봤다.
방대한 양의 작품들이 정교하고 오싹하고 귀엽고 그로테스크한 매력으로 꽉 차 있다. 작품뿐 아니라 공간 디자인과 연출도 어디 한 곳 빈틈없이 훌륭해서 몰입해서 즐길 수 있다.
작품 수에 비해 아트숍에서 판매하는 굿즈는 일러스트가 한정적이라서, 맘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사진은 찍어두는 것이 좋다.
여느 11월보다 바쁘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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