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om : Let There Be Carnage
베놈이 악의 축인 줄 알았고 베놈 인형이나 베놈 사진을 나는 이때까지 악랄한 빌런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봤는데 나의 완전한 오해였다
너무 격렬해서 집을 난장판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악의는 없으나 상황과 사람을 곤란해지게 만들고
에디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고
인간의 뇌를 안 먹으려고 참고 또 참고 그렇다고 정든 닭의 머리도 못 잡아먹는
내가 가지고 있던 악랄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몬스터였다. 톰 하디와 미셸 윌리엄스가 출연한다는 사실도 몰랐다.
내 눈썰미는 톰 하디가 '매드 맥스'에 나온 배우인 줄을 못 알아봤다. 내가 저 사람 왜 알지? 어디서 본 누구지? 하고 있으니까 옆에서 언니가 '매드 맥스'에 나왔다고 가르쳐 줬다.
'베놈 1'은 안 봤는데 '매드 맥스'는 보았다
두 영화 모두 나의 취향 저격 스타일은 아니다. 마블에 흥미를 못 느끼는 편이어서(나는 "헐크가 살색일 때도 있어?" 따위의 질문을 하는 수준이다. 이 질문을 받은 사람은 기절초풍하려고 했는데 안 보면 모른다고.) 마블과 DC의 세계관과 캐릭터들에 이런저런 차이점이 존재하고 그래서 이건 저것의 프리퀄이고 저건 그것의 스핀오프고 하는 식의 긴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데, 내겐 너무 복잡하고 따분한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싫어! 절대 안 봐!"는 아니라서 누가 보자고 하면 또 보기는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도 봤고 아이언맨, 원더우먼, 엑스맨도 봤다. '매드 맥스'는 어떻게 봤냐면 어느 날 TV에서 '매드 맥스'를 방영 중이었는데 하필 TV 잘 안 켜는 사람에게 얻어걸린 것. 선명한 노란빛과 선명한 푸른빛 필터 같은 아름다운 색채와 괴랄한 캐릭터들에 시선을 빼앗겨... 입 벌리고 멍... 정신을 잃은 얼굴로 보았다. 저게 뭐야? 뭐 저런 것들이 있지? 기묘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하여간 괴랄했다. pixie 같은 판타지 재질이 아니라 미치광이 또는 정신병자들에 가까웠다. 이거 원작이 만화인가 싶었다.
그런데 그걸 또 끝까지 봤다. 차가 뒤집히고 쫓고 쫓기고 폭발이 난무하는 액션 블록버스터가 대단히 재밌지는 않은 사람(=나)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게임을 안 해서 게임도 모르면서 하는 말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게임 그래픽을 보는 듯했다. 그 와중에 시꺼먼 그을음을 묻히고도 샤를리즈 테론은 아름다웠다.
베놈이 꽤 순진하고 귀여운 존재라는 사실을 알았다
순하진 않다. 엄청 다혈질인 듯. 그리고 너무 말 많고 시끄럽다.
이걸 같이 보자고 한 언니는 전작이 더 낫다면서 내게 '베놈 1' 보기를 추천하는데 글쎄. '베놈 2'의 쟤네들이 왜 저러고 있나 하는 궁금함과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유머 코드도 나랑 안 맞는다. 아, 사운드트랙은 좋더라. 엔딩 타이틀의 모션그래픽도 인상적이다. 그래서 '베놈 1'의 엔딩 타이틀만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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